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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에, 친구야 詩/竹杷 車 連 錫
하많은 생각들을 텅 빈 하늘에 몽당연필로 그리다가 노란 은행잎 가을이 차곡차곡 책갈피에 쌓이니 도려낸 상처 같은 초저녁 달을 창끝에 매달아 놓고 살다가 이지러져 못 이룬 꿈도 소소한 바람으로 채워지는데, 그리움이 쓸쓸한 나뭇잎으로 흩날리는 이 가을에, 친구의 조잘대는 소리가 山들이 부려 놓은 검은 그늘의 밤이 되어 한적한 시골길 바닥에 깔려 눈(目)에 밟히고 시름하는 여울로 비틀거리며 말없는 메아리 되어 잊어버린 어제가 다디단 喪失상실의 술을 빚는 가을이 되니 기억으로 먼 것들을 손으로 잡고파도 기력 잃어 멍청한 헛웃음만 클클대는데 바람에 쓸린 가을잎이 칼날 가득 뺨을 치고 내닫는다. ------------------------------------------- 詩作 메모: 그리워지는 계절. 지는 나뭇잎 보며, 喪失의 내가, 친구를 부르는 그리움으로 나를 달랜다.(2009. 09. 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