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13일 화요일 구름

오후 운동을 접고 아내가 자연스럽게 뱉아 넘긴 말을 듣고 금산 아들집을 찾았다. 오랜 세월이 지났는지 튼튼해 보였던 입구 계단이 썩어 무너져 있었다. 무능한 부모 일수록 먼저 자식들을 찾아야지 자식이 부를 때까지 기다리던 시절은 이미 지나 버렸다는 것이다. 예전에 살던 곳에 그대로 사는지... 손자 손녀와 아들 내외는 화목한 지를 부모가 살펴야 한다는 아내의 권고였다.

다행이 아들이 잠결에 나를 맞아주었다. 부전자전인지 아들은 나의 전철을 그대로 답습하여 쓰디쓴 과거를 반추 시켰다. 이혼의 동기는 묻지 않았다. 건강하며 재기할 수 있는 의지와 용기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우몽이는 장교로 임관하여 특전사 중위로 근무하고 있고, 을유는 간호대학교 졸업반으로 인턴 실습 중이라 했다.

그동안 소식을 듣지 못한 이유를 알았다. 아내의 말을 듣고 찾아보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거생활을 하고있는 아들이 스스럼없이 나를 반겨주는 모습은 내가 오기를 기다린 것 같았다. 노아가 담아준 홍삼액과 배접팩 한보자기를 들고 돌아왔다. 연락을 기다리지 않고 전화를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몽이를 만나면 얘가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사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