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26일 일요일 비

늙어가는 모습

   

  아내와 딸도 나의 늙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같다. 많은 정장이 청년때의 몸에 맞춘 옷이고 시대가 지난 옷이다. 늙은 나의 몸에 맞지 않고 맞더라도 노인의 건강함을 보여주지 못한다. 아내와 딸이 나의 옷을 사다주는 바람에 옛날의 옷은 더더욱 입어볼 여지가 없다. 젊은 아내와 늦둥이 딸은 나의 모습을 그들의 뉴모드에 맞춘다. 자연히 복지관의 경로식당에서도 나를 멋쟁이라 부르는 노인이 많다.

  결혼식을 마치고 헤어진 아내는 딸을 만나 백화점에서 또 비싼 나의 옷을 사왔다. 신사복을  패러디한 패딩 캐쥬얼 모드의 상의다. 모임에 나갈때 간편 정장을 하라는 것이다. 내 몸에 꼭 맞는 데다 실용성도 있었다. 소매가 좀 길어 아내가 조금 줄여야겠단다. 옷 수선집을 찾았으나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다. 입어보니 긴 소매도 불편하지 않아 괜찮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